대전의 상가 건물주 이 씨는 2021년 5월, 매수인 박 씨와 3억 2천만 원에 매매예약을 하고 박 씨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해 두었습니다. 이 씨는 이듬해 자재업체 대표 최 씨에게서 사업자금을 빌렸고, 변제가 늦어지자 박 씨는 2024년 매매예약에 따른 본등기를 마쳤습니다. 최 씨는 본등기 시점에 이 씨의 재산이 줄어 채권 회수가 어려워졌다며 취소를 주장했습니다.
사해행위인지는 본등기를 한 때를 기준으로 볼까요, 아니면 가등기의 원인이 된 매매예약을 한 때를 기준으로 볼까요?
판례는 가등기에 따른 본등기가 이뤄졌더라도, 가등기의 원인행위와 본등기의 원인행위가 명백히 다른 경우가 아니라면 사해행위 요건은 가등기의 원인행위가 있었던 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는 본등기를 한 2024년이 아니라 매매예약을 한 2021년이 기준이 됩니다.
매매예약이 최 씨의 채권보다 먼저 이뤄졌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나중에 마친 본등기만으로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가등기와 본등기의 원인행위가 같은지, 예약 당시의 구체적 사정은 어땠는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본등기 날짜가 아니라 가등기의 원인행위 날짜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다51919 판결;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37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