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상가를 운영하던 장민석 씨의 건물이 체납처분 공매로 넘어갔습니다. 매각대금은 여러 건의 체납 양도소득세를 모두 갚기에는 부족했는데, 세무공무원 오 과장은 그 돈을 납기가 더 늦은 세금에 먼저 충당했습니다. 장 씨는 공인중개사 김 대표에게 “납기가 빠른 세금부터 갚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공매대금이 모자란 상황에서 세무서가 납기가 더 늦은 세금에 먼저 충당했다면, 납세자가 그 순서를 문제 삼을 수 있을까요?
민법에는 여러 채무 중 변제할 대상을 정하지 않은 경우 이행기가 먼저 온 채무 등을 우선하는 법정변제충당 규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 체납처분 공매대금의 배분·충당에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납처분은 조세채권을 신속하게 만족시키기 위한 행정절차이고, 세무서장은 절차를 진행하는 기관인 동시에 국세 채권자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압류와 관련된 국세가 여럿이고 공매대금이 부족하더라도, 세무서가 민법상 충당 순서와 다르게 어느 세금에 먼저 충당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충당이 납세자의 변제이익을 해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납기가 빠른 세금이 뒤로 밀렸다는 사실만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이 사례의 결론입니다.
충당 순서가 민법상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매대금 충당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제477조, 「국세징수법」 제81조 제1항·제4항·제5항, 대법원 2002. 3. 15. 선고 99다35447 판결, 2007. 12. 14. 선고 2005다1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