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외곽의 180㎡ 땅을 1990년부터 텃밭으로 가꿔 온 박 씨는 2010년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지만 등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정 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뒤, 2026년에는 원소유자의 상속인 윤 씨 앞으로 다시 등기가 넘어갔고 박 씨는 지금도 땅을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 씨가 경계에 새 말뚝을 박자, 박 씨는 이제라도 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지 중개사 김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점유취득시효 완성 뒤 등기하지 않은 사이 소유권이 바뀌었다면, 나중에 등기를 받은 상속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부동산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한 경우, 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박 씨처럼 시효기간을 채웠더라도 등기 전에 제3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그 제3자에게는 시효 완성을 내세우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 원래 소유자에 대한 등기청구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원래 소유자가 소유권을 되찾은 경우에는 다시 시효취득을 주장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 소유자가 직접 소유권을 회복한 것이 아니라 상속인이 등기를 마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상속인은 점유취득시효 완성 뒤 새로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취급됩니다. 상속인의 등기가 상속재산 협의분할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볼 사정 등이 없다면, 박 씨는 윤 씨에게 2010년의 시효 완성만으로 등기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 바뀐 뒤에도 점유가 계속되고, 그 소유권 변동 시점부터 다시 20년이 지나면 그 시점을 새 기산점으로 삼아 두 번째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사례에서 정 씨 명의 등기 후 20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그 두 번째 시효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셈입니다. 과거에 완성한 시효와 소유권 변동 뒤 새로 진행하는 시효를 구분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대법원 1999. 2. 12. 선고 98다40688 판결;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전원합의체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