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오래된 상가주택을 매수한 윤서진 씨는 매매대금에서 기존 대출 잔액을 빼고 나머지 금액을 매도인 문태식 씨에게 지급했습니다. 계약서에는 대출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한다고만 적혀 있었고, 문 씨가 은행 대출을 갚지 않아 등기부에는 저당권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건물 앞에서 등기사항을 확인한 윤 씨는 “대출을 떠안은 것으로 처리된 건가?” 하고 중개사 강지훈 씨에게 물었습니다.
매매대금에서 담보대출액을 뺀 잔액만 지급했다면, 매수인은 저당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될까요?
민법 제364조는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이 일정한 요건 아래 저당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매매대금에서 피담보채무나 채권최고액을 공제했다는 사정만으로 매수인이 그 채무를 인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약정은 매수인이 해당 금액을 매도인에게 주는 대신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해 저당권 말소를 확실히 하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윤 씨가 잔금에서 대출액을 공제해 문 씨에게 지급했다는 사실만으로 채무자와 같은 지위가 되어 저당권소멸청구권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대출액 공제만으로 채무 인수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매수인은 제3취득자로서 저당권소멸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에서 채무를 인수하기로 별도로 약정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364조,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717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