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윤태식 씨는 새 인쇄기를 들이려고 최민아 씨에게 2,400만 원을 빌리고, 재단기와 코팅기 등 인쇄소 기계의 소유권을 담보로 넘기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기계는 계속 윤 씨가 쓰기로 해 점유개정 방식으로 인도했고, 계약서도 공증받았습니다. 그런데 윤 씨는 몇 달 뒤 같은 기계를 장비업자 강도현 씨에게 다시 담보로 제공했고, 강 씨는 이를 다른 업체에 팔아 기계가 인쇄소에서 빠져나갔습니다.
먼저 점유개정으로 담보를 받은 최 씨는 기계를 처분한 강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점유개정으로 동산을 담보로 넘기면,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서는 채무자가 계속 기계를 보유해 사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담보권자가 이미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윤 씨는 첫 담보 설정 뒤에는 그 기계를 다시 담보로 넘길 권리가 없습니다.
같은 기계를 나중에 담보로 받은 강 씨도 점유개정만으로는 담보권을 취득하기 어렵습니다. 점유개정은 기계의 현실적인 인도가 아니어서 선의취득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기계를 넘겨받는 방식이었다면 선의취득 여부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최 씨의 담보권은 기계가 인쇄소 밖으로 옮겨졌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강 씨가 기계를 팔아 최 씨가 담보권을 실행하지 못하게 했다면, 최 씨는 담보권 침해를 이유로 강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점유개정으로 담보를 취득한 권리가 우선하며, 후순위 담보권자의 처분은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도4263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다37430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