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서 사과 과수원을 가꾸는 윤서진 씨는 23년 전 배정호 씨에게 680㎡ 땅을 샀다고 기억하지만, 계약서는 찾지 못했고 소유권이전등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배정호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상속인 배민재 씨가 과수원을 강태원 씨에게 팔았고, 강 씨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윤 씨에게 땅을 비워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윤 씨는 경작 사진과 농자재 영수증은 갖고 있지만, 등기 명의가 이미 바뀐 상황이라 막막합니다.
20년 넘게 땅을 경작했다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새 주인에게도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부동산을 20년 동안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개적으로 점유한 사람은 등기해야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20년이 되기 전에 등기 명의가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점유취득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토지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려면 원칙적으로 시효가 완성될 당시의 소유자를 상대로 해야 합니다.
문제는 시효가 완성된 뒤 등기하지 않은 사이에 제3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입니다. 판례는 이때 점유자가 제3자에게 시효취득을 내세워 대항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제3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달라지지 않고, 소유권 이전에 적극 가담했거나 등기의무를 넘겨받기로 약정한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예외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윤 씨는 과거 20년이 되는 시점에 당시 소유자였던 배 씨를 상대로 청구했어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강 씨가 등기를 마친 이상, 주어진 사정만으로 강 씨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윤 씨가 계속 점유한다면 강 씨 앞으로 소유권이 바뀐 때부터 다시 20년이 지난 뒤 2차 취득시효를 주장할 가능성은 별도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배 씨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나 사전 청구가 없었다면 배 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오래 점유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소유권을 얻는 것은 아니며, 시효완성 뒤 등기 전에 소유자가 바뀌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09 판결, 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59132 판결, 대법원 1998. 4. 10. 선고 97다56495 판결, 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45402 판결, 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다50666 판결, 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52416 판결, 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다60779 판결,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1518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