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 살던 정민호 씨가 세상을 떠난 뒤, 배우자 한수진 씨와 자녀들은 상속포기 심판을 받았습니다. 정 씨에게 돈을 빌려준 강태식 씨는 정 씨를 상대로 받은 확정 지급명령을 근거로 수진 씨와 자녀들에게 승계집행문을 받고, 임대인 오미란 씨를 제3채무자로 삼아 보증금 7,500만 원에 압류·전부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이삿날, 미란 씨에게서 명령 서류를 받아 든 수진 씨는 상속을 포기했는데 보증금까지 넘겨야 하는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상속을 포기한 사람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도 채권자에게 넘어갈까요?
승계집행문이나 채권압류·전부명령은 절차상 발령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차상 명령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보증금 채권이 채권자에게 실체법상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포기로 상속인 지위가 없다면 집행채무자로서의 승계 요건도 갖추지 못한 것이므로, 이들에게 속한 것처럼 취급된 보증금 반환채권을 채권자가 넘겨받는 효력은 생기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집행채권의 존부와 압류·전부명령의 효력은 언제나 같은 문제는 아닙니다. 대법원은 집행채권이 소멸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압류·전부명령의 효력이 당연히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고, 별도로 집행채무자 자격이 없는 사람을 상대로 한 경우에는 피전부채권이 이전되는 실체법상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상속포기로 승계가 성립하지 않았다면, 명령서만으로 보증금이 채권자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없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6. 6. 28. 선고 95다45460 판결; 대법원 2002. 11. 13. 선고 2002다416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