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작은 상가를 운영하던 서지훈 씨는 한도윤 씨에게 8천만 원을 빌리며 상가에 채권최고액 9천6백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8개월 뒤 서 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자녀 서민아 씨와 서민석 씨가 상가를 물려받았지만 등기부에는 상속 사실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상환이 끊기자 상가 경매가 진행됐고, 상속인들과 매각 상담을 하던 김 대표는 경매 배당에서 상속세와 근저당권 중 무엇이 앞서는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등기부에 상속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가가 경매되면, 근저당권자는 상속세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담보권과 조세채권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담보권자가 해당 세금의 부과를 상당한 정도로 예상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 자체를 바탕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라도, 담보권의 본질을 해치도록 우선순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등기부에 상속재산이라는 사실이 공시되지 않은 부동산이라면, 근저당권자가 상속세가 부과될 것을 미리 예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사례처럼 상속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등기부에서도 상속 사실을 알 수 없었다면, 근저당권자는 상속세보다 우선해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판단입니다.
참고: 국세기본법 제35조 제1항 제3호, 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1다44376 판결
상속세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항상 근저당권보다 먼저 배당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