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이서현 씨는 자금이 급해 박도윤 씨에게 돈을 빌렸고, 박 씨는 이 씨 소유의 다세대주택에 가압류를 해두었습니다. 여러 해가 흐른 뒤 이 씨가 집을 내놓으면서 중개사 강 대표가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자, 가압류등기는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이 씨는 *“이렇게 오래됐으니 빚도 시효로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가압류등기가 계속 남아 있는데도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채무가 소멸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민법은 가압류를 소멸시효 중단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가압류가 채권자의 권리행사에 해당하므로, 가압류의 집행보전 효력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시효중단의 효력도 계속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가압류등기가 존속하고 그 효력도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가압류 뒤에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가압류와 재판상 청구는 각각 별도의 시효중단 사유입니다. 그래서 본안에서 승소판결이 확정됐더라도 가압류에 따른 시효중단 효력이 그 판결에 흡수되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가압류의 보전 효력이 살아 있는지가 핵심이지, 등기가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채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168조;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111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