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충청북도 한울시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운영하는 강 씨에게 임 씨가 3,600만 원을 빌려줬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실제 빚은 없었지만 임 씨는 강 씨가 이사한 사실을 알면서도 예전 주소로 서류가 가도록 해 재판에 대응하지 못하게 했고, 결국 의제자백에 따른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뒤늦게 사실을 안 강 씨는 재심을 냈지만 각하 판결이 확정됐고, 임 씨가 수리점의 장비와 예금에 강제집행을 신청하자 강 씨는 집행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재심이 각하된 뒤에도 강 씨가 청구이의의 소로 강제집행을 막을 수 있을까요?
확정판결은 원칙적으로 그 내용에 따라 집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판결이 실제 권리관계와 다르거나 집행을 신청한 사람이 그 사정을 알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는 곧바로 불법행위나 집행 제한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의 절차적 권리를 근본적으로 침해해 판결을 얻었거나 재심사유가 있는 등, 판결의 효력을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정의에 명백히 반하는 사정은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확정판결에 따른 권리 행사도 신의에 맞아야 합니다. 판결의 내용과 성립 경위, 이후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사정, 집행이 상대방에게 미칠 영향 등을 종합했을 때 집행이 현저히 부당하고 이를 감수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렵다면, 권리남용으로 보아 집행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강 씨는 청구이의의 소로 판결에 기한 집행의 배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재심이 각하됐다는 사정만으로 집행이 당연히 막히는 것은 아니며, 송달 방해와 집행의 부당성을 뒷받침할 구체적 사정이 중요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5. 12. 5. 선고 95다21808 판결; 대법원 1997. 9. 12. 선고 96다486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