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외곽의 2층 상가를 매수한 윤 씨는 소유자 이 씨를 상대로 처분금지가처분을 받아 두었습니다. 이 씨에게서 매매계약을 체결한 김 씨가 계약상 지위를 박 씨에게 넘겼고, 박 씨가 다시 윤 씨에게 넘긴 상황이었습니다. 윤 씨는 처음 소송에서 이 씨에게 김 씨 앞으로 등기하라고 청구했지만, 그 청구 부분은 실체관계가 틀렸다는 판단이 아니라 소송상 이유로 각하됐습니다. 이후 윤 씨가 청구를 바로잡아 이 씨에게 박 씨 앞으로 등기하라고 다시 청구했고, 승소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처음 소송에서 청구 일부가 각하된 것만으로 처분금지가처분을 취소할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가처분 본안소송에서 신청인이 실체법상 이유로 패소했다면 사정변경으로 가처분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송 요건이나 청구 방식 등 소송법상 이유로 각하된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그 사실만으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각하는 권리 자체가 없다고 판단한 본안 패소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처럼 첫 청구가 소송상 이유로 각하된 뒤, 적법하게 청구를 정리한 본안소송에서 승소판결까지 확정됐다면 첫 각하판결만을 근거로 가처분을 취소할 수는 없습니다. 가압류 취소에 관한 민사집행법 규정은 가처분에도 준용되며, 부적법한 소를 각하할 수 있다는 민사소송법 규정도 이 판단의 배경이 됩니다.
청구 일부의 소송상 각하만으로 처분금지가처분 취소 사유인 사정변경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288조 제1항, 제301조, 민사소송법 제219조; 대법원 1963. 9. 12. 선고 63다354 판결, 1966. 1. 25. 선고 65다2201 판결, 1967. 1. 24. 선고 66다1856 판결, 1995. 8. 25. 선고 94다42211 판결, 2004. 12. 24. 선고 2004다5371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