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의 2층 상가를 소유한 강유진 씨는 지인 이태호 씨와 실제 돈을 빌려주고받을 생각은 없으면서도 7천만 원 대여 약정을 한 것처럼 꾸미고, 채권최고액 9천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이태호 씨는 강 씨에게 돈을 한 푼도 보내지 않았고, 이후 임대차 중개를 의뢰받은 김 대표는 등기부에서 근저당권을 확인했습니다. 강 씨는 “실제 빚이 없는데도 이 등기를 그대로 둬야 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실제 대여도 없고 다른 채무도 없다면, 소유자는 근저당권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근저당권은 최고액을 정해 두고 장래에 생길 채무를 담보할 수 있지만,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사실만으로 담보할 채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담보할 채권을 발생시키는 별도의 법률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런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쪽이 그 존재를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대여 약정이 두 사람 사이에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라면 그 약정은 무효입니다. 실제 대여도 없고 근저당권이 담보할 다른 채무의 발생 근거도 없다면, 이태호 씨는 피담보채권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렵고 강 씨는 근저당권 등기의 말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등기만으로 실제 채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민법 제357조 제1항, 민법 제108조, 대법원 2009.12.24. 선고 2009다7207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