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서 작은 아파트를 구하던 이가은 씨는 현재 살고 있던 윤민재 씨를 집주인으로 알고 보증금 6천만 원에 계약한 뒤 전입신고를 마쳤습니다. 몇 달 뒤 등기부를 확인한 실제 소유자 송재호 씨가 윤 씨에게서 집을 빌려 살던 임대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송 씨는 전대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이 씨에게 퇴거를 요구했습니다. 윤 씨는 보증금을 마련해 돌려주겠다고 하지만, 이 씨는 누구에게 반환을 요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실제 집주인의 동의 없이 임차인과 계약한 경우, 집주인의 퇴거 요구를 거부하고 보증금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요?
임차인이 집주인의 동의 없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주면, 그 계약은 임차인과 새로 들어온 사람 사이의 전대차가 됩니다. 전차인은 원칙적으로 전대차 계약을 집주인에게 내세울 수 없고, 집주인은 퇴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대가 집주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사정이 인정되면 집주인은 동의 없는 전대라는 이유만으로 임대차를 해지할 수 없고, 전차인도 전대차에 따른 사용·수익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보증금은 계약 상대방인 전대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전대인이 고의나 과실로 손해를 입혔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집주인의 동의 여부와 계약 상대방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참고: 민법 제629조 제1항 및 제2항;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10127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