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근교의 가상 도시 해솔시에서 작은 상가를 운영하던 서연 씨는 자신의 돈으로 상가를 마련했지만, 부부가 함께 결정해 남편 도훈 씨 명의로 등기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세금이나 강제집행을 피하려는 목적이 없었고, 남편은 상가가 아내의 재산이라는 확인서를 써 두었습니다. 몇 년 뒤 도훈 씨가 세상을 떠나자, 전혼 자녀인 민재 씨는 상속을 이유로 상가 전체가 아버지 재산이라고 주장했고, 매매를 의뢰받은 중개사 윤 실장은 상속인 사이의 다툼을 마주했습니다.
부부 사이에 유효했던 명의신탁은 명의자인 배우자가 사망한 뒤 다른 상속인과의 관계에서도 계속 인정될까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는 조세포탈·강제집행 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 부부간 명의신탁에 예외를 인정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명의신탁 등기가 이루어진 시점에 부부였는지와 금지된 목적이 없었는지입니다. 그 뒤 배우자 한쪽이 사망해 부부관계가 끝났다고 해서, 이미 유효하게 인정된 약정이 소급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명의신탁을 받은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그 명의신탁관계가 상속인들과의 사이에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서연 씨가 최초의 명의신탁 사실과 법률상 예외 요건을 입증한다면, 도훈 씨의 다른 상속인인 민재 씨와의 관계에서도 약정이 계속 유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확인서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자금 흐름과 등기 경위 등 구체적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부부관계가 사망으로 끝나도, 유효하게 성립한 명의신탁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8조 제2호, 대법원 2013.1.24. 선고 2011다9949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