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해솔시 외곽에서 작은 과수원을 가꾸는 서 씨는 이웃 창고 옆 땅 180㎡를 오랫동안 관리해 왔습니다. 처음 점유를 시작한 뒤 20년이 지나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 기간이 찼지만, 등기를 마치기 전에 땅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새 소유자 명의로 등기된 뒤에도 서 씨는 계속 땅을 점유했고, 지금은 그 등기일로부터 19년이 지난 상태입니다. 서 씨는 땅 가장자리에서 등기부 사본을 든 채 중개사 김 대표에게 “딱 1년 더 지나면 제 땅이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소유자가 바뀐 뒤에도 계속 점유했다면, 그 소유권이전등기일을 새 기산점으로 삼아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부동산을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한 사람은 등기해야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시효가 한 번 완성됐더라도 등기 전에 소유자가 바뀌면, 점유자가 처음 점유한 때를 임의로 골라 새 소유자에게 시효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종전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다면, 새 소유자 명의로 등기된 시점을 새 기산점으로 삼아 다시 20년이 지난 경우 2차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등기부상 소유자가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점유가 끊기거나 시효가 중단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서 씨는 현재로서는 기간이 아직 1년 부족하지만, 그 등기일을 기준으로 20년이 채워지면 새 소유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임의의 기산점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 뒤에도 계속 점유했는지와 그때부터 20년이 지났는지입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15189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