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온시 상가거리에서 4층짜리 은하빌딩을 지은 이도현 씨는 허가 도면에 유흥주점 영업 공간을 포함했습니다. 그런데 사용승인을 앞두고 담당 공무원에게서 “그 업종은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내라는 요구를 받았고, 개점을 더 미루기 어려워 서명했습니다. 3년 뒤 이 씨가 3층 일부를 증축해 영업 공간을 넓히려 하자, 시는 예전 각서에 어긋난다며 신청을 반려했습니다.
각서에 서명했더라도, 그 약속만을 이유로 증축허가를 거부할 수 있을까요?
행정청이 허가에 조건을 붙일 수 있는지는 허가의 성격과 법적 근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법령의 요건을 충족하면 허가해야 하는 기속행위라면, 별도의 법적 근거 없이 붙인 조건이나 약속은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건축허가와 사용승인도 원칙적으로 법령상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허가해야 하므로, 각서에 적힌 약속만으로 증축을 막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사용승인을 지연시키며 사실상 강요해 작성하게 한 각서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도 있습니다.
다만 증축으로 인해 중대하고 현저한 공익상 문제가 생기는 구체적 사정이 있다면 허가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주민 민원이나 막연한 교통 혼잡 우려, 도시 균형발전 저해 주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주변 여건에 실제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씨의 신청도 각서가 아니라 관계 법령상 제한이나 구체적인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각서만을 이유로 한 반려와, 구체적인 공익상 사유에 따른 불허는 구별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88.04.27. 선고 87누1106 판결, 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두3201 판결, 2006. 11. 9. 선고 2006두1227 판결, 대구지방법원 2007. 4. 11. 선고 2006구합274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