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외곽의 작은 과수원을 2002년부터 관리해 온 박하진 씨는 20년 넘게 평온하게 땅을 점유해 왔습니다. 시효기간이 지난 뒤인 2023년, 토지 소유자 최도윤 씨는 강민아 씨에게 8천만 원을 빌리며 그 땅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이듬해 박 씨가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자, 근저당권은 점유를 시작한 때로 소급해 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점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기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도 없어질까요?
민법은 취득시효로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점유를 시작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정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20년간 점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점유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따라서 등기 전까지는 원소유자가 토지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그 사이 적법하게 설정된 근저당권은 점유취득시효의 소급효만으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앞선 판례도 시효기간이 완성됐더라도 점유자 앞으로 등기가 되기 전에는 토지에 붙은 부담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 시효완성 후 등기 전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시효취득자가 갚더라도, 그 부담을 없애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하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므로 원소유자에게 그 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박 씨의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설정된 강 씨의 근저당권이 취득시효의 소급효만으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247조 제1항,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다31463 판결, 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다7591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