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식자재업체를 운영하는 김도현 씨는 은행 대출에 보증보험회사의 보증을 받으면서, 회사의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회사가 대출금을 연체하고 거래처 대금도 밀리자, 김 씨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재산인 세종시 상가를 아들 민재 씨에게 증여했습니다. 당시 보증보험회사는 아직 은행에 대출금을 갚기 전이었지만, 민재 씨는 회사의 연체 상황을 알고 있었고, 몇 달 뒤 보증보험회사가 대신 갚은 뒤 김 씨와 민재 씨에게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보증보험회사가 대신 갚기 전에 한 증여도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을까요?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것을 알면서 재산을 처분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의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다만 재산을 받은 사람이 증여 당시 채권자를 해한다는 점을 몰랐다면 취소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재산을 처분하기 전에 이미 채권이 발생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처분 당시 채권 발생의 바탕이 되는 법률관계가 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으며, 실제로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됐다면 아직 성립 전인 채권도 보호될 수 있습니다. 이때 채무자의 재산이 부족했는지를 판단할 때에도, 같은 요건을 갖춘 장래 채무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의 연체와 재정 악화가 증여 전에 구체적으로 드러나 보증보험회사가 곧 대출금을 대신 갚을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로 그 뒤 대위변제가 이뤄졌다면 김 씨의 연대보증에 따른 구상금채권도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유일한 재산을 아들에게 넘긴 경위와 아들이 당시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반대로 보증채무가 있다는 사정이나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사정만으로는 장래 채권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사해행위 뒤에 새로 채권을 얻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취소·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증여 당시 채권이 아직 없더라도,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실제로 채권이 성립했다면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406조 제1항,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68084 판결,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34334 판결, 대법원 2000. 6. 27. 선고 2000다17346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5다8286,8293 판결, 민법 제407조,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다1850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