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에서 농산물 창고를 운영하는 최도윤은 박윤서에게 특정 토지 한 필지를 팔기로 하고 계약금까지 받았지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 전에 같은 땅을 서진에게 다시 넘겼습니다. 한편 도윤은 민서에게 표준 규격의 보리 60톤을 납품하기로 했으나, 토지를 서진에게 넘긴 뒤에는 사실상 남은 재산이 없어 납품 의무를 이행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윤서의 토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민서의 보리 납품청구권으로 각각 이중양도를 취소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두 채권은 모두 도윤에 대한 권리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윤서의 권리는 바로 그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특정채권입니다. 대법원은 특정 부동산을 먼저 산 사람이 자신의 등기청구권을 보전하려고 매도인과 제3자 사이의 이중양도를 채권자취소권으로 취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민서는 종류와 수량이 정해져 있을 뿐 개별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보리의 인도를 청구합니다. 대법원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반드시 금전채권일 필요는 없고, 특정물이 아닌 물건의 급부를 구하는 불특정물채권도 채무자의 자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요건을 갖추면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사해의 의사로 재산을 처분해 무자력 상태를 초래했다면, 민서에게는 취소를 구할 가능성이 있지만 윤서의 특정 토지 등기청구권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결론은 채권의 이름이 아니라, 무엇을 청구하는 권리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참고: 대법원 1999. 4. 27. 선고 98다56690 판결; 대법원 1961. 8. 10. 선고 60다436 판결; 민법 제406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