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외곽의 창고 부지를 담보로 1억 8천만 원을 빌려준 대여업자 한지훈은 토지 소유자 서민재가 자신의 근저당권을 부당하게 말소한 뒤 미래은행에 새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채권자들이 경매를 신청했고, 낙찰자까지 매각대금을 납부한 뒤 배당기일이 잡혔습니다. 한지훈은 말소회복등기 소송의 1·2심에서 이겼지만 미래은행의 상고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고, 배당표에는 미래은행이 선순위로 올라 있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경매를 멈출 수 없다면, 한지훈은 배당에서 어떤 방법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강제집행을 멈추려면 법률이 정한 정지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집행을 취소하거나 정지하라는 재판 등 법정 서류를 내는 방법이 있지만, 이를 얻으려면 청구이의의 소나 제3자 이의의 소처럼 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 사안에서는 그런 절차를 이용할 자격이나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고, 별도의 집행장애 사유도 보이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가처분으로 경매절차를 멈추는 방법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배당받을 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저당권이 부당하게 말소됐더라도 담보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에 설정된 권리라면 회복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배당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한지훈은 배당기일에 출석해 배당표의 순위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배당이 끝나 실제로 다른 사람이 돈을 받았다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말소를 한 소유자에게는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경매 정지에 매달리기보다 배당기일에 이의를 제기하고, 필요한 후속 소송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49조, 민사집행법 제49조 제1호 내지 제4호, 민사집행법 제46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275조, 민사집행법 제44조, 대법원 2004. 8. 17.자 2004카기93 결정, 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0다5967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