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근린상가를 소유한 윤서진 씨는 김도현 씨에게 3년간 전세를 주고 전세권설정등기를 해주었습니다. 계약 만료를 8개월 앞둔 어느 날, 윤 씨는 김 씨가 전세금 반환채권을 문지아 씨에게 양도했다는 내용증명우편을 받았습니다. 통지서에는 채권을 넘겼다는 내용만 있을 뿐, 전세권 자체를 양도한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전세금을 문 씨에게 지급해야 할까요?
민법은 전세권자가 설정행위로 금지하지 않은 경우 전세권 자체를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있고, 전세권을 넘겨받은 사람은 설정자에게 전세권자와 같은 권리·의무를 가진다고 정합니다. 하지만 전세권이 유지되는 동안 전세금 반환채권만 떼어 확정적으로 넘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전세금은 전세권과 분리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세권이 계약 만료 등으로 사라질 때 반환채권이 생기는 것을 조건으로 삼아, 그 장래의 채권을 미리 양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윤 씨가 받은 통지의 내용만으로 양도계약의 성격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김 씨와 문 씨가 작성한 양도계약서에서 양도 조건과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 계약이 장래의 조건부 채권을 넘긴 것이라면, 계약 종료 후 전세금은 문 씨에게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 씨가 받는 것은 전세권이라는 담보물권이 따라오지 않은 채권입니다. 전세금 반환채권만 양도됐는지, 전세권 소멸을 조건으로 한 양도인지가 지급 상대를 가릅니다.
참고: 민법 제306조, 민법 제307조,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다69122 판결, 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3399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