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의 오래된 벽돌 작업장을 가진 윤 씨는 건물은 보유한 채 부지만 정 씨에게 팔았습니다. 두 사람은 윤 씨가 작업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작업실을 짓기로 특약했지만, 공사비가 마련되지 않아 철거는 시작도 못 했습니다. 정 씨는 약속대로 건물을 없애 달라고 요구했고, 윤 씨는 새 건물을 짓기로 한 만큼 땅을 계속 쓰기로 한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철거한 뒤 새 건물을 짓기로 한 특약만으로 관습상 법정지상권이 생기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까요?
판례는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뒤에도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계속 사용하도록 하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를 살핍니다. 따라서 특약에 ‘기존 건물을 철거한다’고 적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합의에서 토지 사용을 완전히 끝내려는 당사자의 의사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되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기로 했다면, 철거 약속만으로 토지를 더는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합의는 관습상 법정지상권의 발생을 배제하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철거 약속의 문구뿐 아니라, 토지 사용을 끝내려는 합의였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8다5846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