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공구 도매업을 하는 서연 씨는 공장 설비를 납품하고도 대금 일부를 받지 못했습니다. 담보로 잡힌 창고의 근저당권을 실행해 경매를 신청했지만, 창고 소유자인 민호 씨는 그 전에 사망한 상태였고 서연 씨는 경매에서 일부만 배당받았습니다. 대금 지급기일부터 4년, 경매가 끝난 뒤로도 2년이 지난 시점에 민호 씨의 상속인들이 물려받은 부동산을 찾아낸 서연 씨는 남은 대금을 청구하려 합니다.
사망한 채무자 명의로 진행된 담보권 경매가 상속인에 대한 소멸시효도 중단시켰을까요?
경매개시결정에는 부동산 압류가 따르므로,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도 원칙적으로 소멸시효 중단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압류 등이 시효의 이익을 받을 사람에게 직접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사람에게 통지되어야 중단 효력이 생긴다는 것이 민법의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사망한 사람을 채무자로 삼아 진행한 담보권 경매만으로는 상속인에 대한 시효중단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경매 절차 자체는 상속인들이 사망 사실을 알리고 이해관계인으로 취급해 달라고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도 진행될 수 있지만, 절차가 유효하게 진행됐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인에게 시효중단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경매 절차의 진행과 상속인에 대한 시효중단은 별개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물품대금채권에 민법 제163조 제6호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상속인에게 별도의 청구 등 시효중단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3년의 시효가 완성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채권의 종류와 지급기일, 그 뒤에 있었던 청구·승인 등 구체적인 사정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사망자 명의 경매만으로 상속인에 대한 시효가 중단됐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 「민법」제168조, 「민사집행법」제83조 제1항, 「민사집행법」제268조, 「민법」제176조, 「민법」제163조 제6호,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15537 판결,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7다39131 판결, 1998. 12. 23.자 98마2509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