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새봄동 단독주택에 사는 윤서진 씨는 아이 윤하늘을 학교에 데려다주며, 그동안 인근 아파트 단지 가장자리 길을 지나왔습니다. 새로 구성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그 길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통행을 막자, 서진 씨는 통행로의 소유자와 대표회 중 누구를 상대로 권리를 주장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아파트 소유자가 아니라 입주자대표회가 길을 막은 경우, 대표회를 상대로 주위토지통행권 확인과 방해금지를 청구할 수 있을까요?
통상 통행권 분쟁은 통행권을 주장하는 사람과 통행로 토지의 소유자 사이에서 생깁니다. 하지만 토지 소유자가 아닌 제3자가 통행권을 부인하고 실제로 통행을 막는다면, 그 제3자를 상대로 통행권 확인과 방해금지를 청구하는 것도 권리를 지키는 데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입주자대표회는 단지 관리를 위해 구성된 비법인사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표회가 아파트 관리를 이유로 통행을 부인하고 방해해 왔다면, 아파트 소유자가 아니라 입주자대표회를 상대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결론은 대표회가 방해 주체라는 사정에 관한 것이므로, 해당 길에 주위토지통행권이 실제로 성립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누가 길을 소유했는지만 보지 말고, 누가 통행을 부인하고 막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3다1866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