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 있는 아파트를 4억 2천만 원에 팔기로 한 박민아 씨와 이서준 씨는 계약금 4,200만 원을 약정했습니다. 이 씨가 당장 돈을 준비하지 못하자 두 사람은 계약금 상당액을 지급한 뒤 이 씨가 다시 보관하는 것으로 처리한다는 현금보관증을 작성했고, 실제 송금은 이틀 뒤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약속한 날이 되기 전 아파트의 근저당권을 문제 삼으며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고, 박 씨는 약정한 위약금을 요구했습니다.
계약금이 실제로 오가지 않고 현금보관증만 작성됐어도, 매수인은 약정한 위약금을 지급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매수인이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해 실제로 지급하지는 않았더라도, 계약금을 지급했다가 돌려받아 보관하는 것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그에 관한 현금보관증을 작성했다면 계약금 상당액을 위약금으로 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매수인이 계약을 위반했다면, 돈이 실제로 건네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약금 지급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계약금의 물리적 전달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어떤 내용으로 약정하고 문서에 남겼는지가 중요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9. 10. 26. 선고 99다4816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