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복대동의 작은 국숫집을 운영하게 된 임차인 박 씨는 이 점포의 임차권을 세 번째로 넘겨받았습니다. 최초 임차인 정 씨는 건물주의 동의를 얻어 주방 벽을 뚫고 고정식 환기 덕트와 배기 후드를 설치했고, 그 뒤 임차권이 두 차례 양도되는 동안 시설대금이나 철거 의무를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건물주가 바뀐 뒤 임대인이 된 최 씨도 보증금 반환채무와 임대차 관계를 이어받았는데, 계약 종료를 앞두고 박 씨에게 시설을 철거하고 나가 달라고 합니다.
최초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넘겨받은 박 씨도 계약이 끝날 때 임대인에게 그 시설을 사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사용에 편리하도록 건물에 부속한 물건이 있으면, 임대차 종료 때 임대인에게 그 물건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최초 임차인의 설치에 임대인 측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고, 임차권이 시설대금이나 원상회복 문제를 따로 정하지 않은 채 이어진 경우라면 뒤이어 임차권을 넘겨받은 사람도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시설대금이 이미 임차인 측에 지급됐거나, 임차권을 넘길 때 해당 시설을 양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약정한 사정 등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초 설치 때의 동의와 이후 양도 과정의 약정·대금 지급 여부가 핵심입니다.
참고: 민법 제646조; 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다1292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