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부산의 가상 쇼핑몰 ‘해온패션관’ 운영사 대표 이도현은 자신이 건물을 10년간 빌렸다는 사실을 점주들에게 알린 뒤, 점포별 임대차계약을 같은 서식으로 체결했습니다. 액세서리 매장을 연 정수진 씨는 손님이 뜸해지자 계약서의 10년이라는 기간을 보고, 장사가 안돼도 계속 점포를 운영해야 하는지 걱정하며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계약서가 약관 형태이고 임대차기간이 10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계약이 무효가 될까요?
판례는 운영사가 건물 소유자가 아니라 10년간 빌린 점포를 다시 임대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민법상 임대차의 최장 존속기간이 원칙적으로 20년인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또 당시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이어서 점주들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권리가 없었던 만큼, 긴 기간을 정하면 상가가 잘되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는 한편 활성화될 경우 그 이익을 누릴 수도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간이 비교적 길다는 사정만으로 약관법 위반이나 불공정 계약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판단이 계약서의 다른 조항까지 모두 유효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10년이라는 기간만으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계약 체결 당시의 사정과 조항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참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민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