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의 작은 임야를 텃밭과 약초밭으로 가꿔온 이도현 씨는 경계가 이어진 140㎡ 남짓한 땅도 25년 동안 자기 땅인 줄 알고 관리했습니다. 땅 주인 한서진 씨와 경계 문제로 다투던 중 측량을 해보니 그 땅은 한 씨의 아버지가 예전에 사정받았지만 등기는 하지 않은 토지였습니다. 한 씨는 도현 씨가 점유를 시작한 지 15년쯤 지나 상속인 자격으로 특별조치법에 따른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상속인이 점유 기간 중 처음으로 보존등기를 했더라도, 20년을 채운 점유자는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은 부동산을 20년간 소유하려는 의사로 평온하고 공연하게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합니다. 점유 기간 중 등기부상 소유자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점유가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아직 등기하지 않은 사이에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지면, 원칙적으로 그 제3자에게 시효취득을 내세우기 어렵습니다.
이 사례처럼 토지가 계속 미등기 상태였고, 소유자의 상속인이 점유 기간 중 처음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한 경우는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상속인의 보존등기는 기존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 것을 공시하는 소유권변경 등기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점유자는 상속인 명의의 보존등기만으로 시효취득 주장을 막히지 않을 수 있고, 20년 점유 등 요건을 갖췄다면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을 청구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점유의 시작 시점과 성격, 점유가 이어졌는지 등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245조 제1항;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09 판결; 대법원 1998. 7. 10. 선고 97다45402 판결;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42663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6다84423 판결
상속인의 첫 보존등기만으로 점유취득시효 주장이 당연히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