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다세대주택을 소유한 임대인 최 씨는 중개사 김 대표의 중개로,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박 씨와 방 한 칸의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 2,000만 원이라고 적혔지만 실제 돈은 오가지 않았고, 박 씨는 전입신고를 한 뒤 그 방에서 지냈습니다. 건물에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이 있었던 터라, 경매가 시작되자 박 씨는 소액임차인으로 먼저 배당받아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실제로 입주해 살고 전입신고까지 했다면,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은 채권자도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용 건물의 임대차를 보호해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돕는 제도입니다. 다만 계약서 작성과 전입신고, 실제 거주만으로 언제나 소액임차인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차계약의 주된 목적이 집을 사용하며 생활하는 데 있지 않고, 선순위 담보권자보다 앞서 대여금을 회수하는 데 있었다면 소액임차인으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보증금을 실제로 주고받지 않았다는 사정은 계약의 실질과 목적을 살필 때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정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계약을 맺은 경위와 실제 거주 모습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전입신고와 거주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임대차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2320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