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성정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던 임차인 윤서 씨는 배수시설과 전기설비를 고치는 데 비용을 들였습니다. 임대차가 끝난 뒤 임대인 민호 씨가 점포를 비워 달라고 요구하자, 윤서 씨는 유익비를 돌려받기 전까지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며 종전처럼 빵집을 운영했습니다. 민호 씨는 “이제 내 점포인데 계속 장사해도 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유익비를 이유로 유치권을 행사하는 임차인은 종전처럼 점포를 사용·수익할 수 있을까요?
유치권자는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보존에 필요한 사용은 허용되며, 통설은 점유하던 목적물을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보관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으므로 종전의 점유 상태를 이어가는 사용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대법원도 건물 점유자가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계속 점유·사용하는 것만으로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사용으로 소유자에게 손해가 생겼다면 사용으로 얻은 실질적 이익을 상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윤서 씨가 종전처럼 가게를 사용하는 것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용에 따른 부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치권은 종전의 사용을 이어갈 여지를 주지만, 사용 이익과 소유자 손해까지 면제하지는 않습니다.
참고: 민법 제324조 제2항; 대법원 1977. 1. 25. 선고 76다209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