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작은 상가를 상속받은 이서연 씨는 전주세무서 상담창구에서 공제액이 커 상속세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설명을 듣고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몇 년 뒤 상가가 특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평가액이 크게 오른 뒤, 세무서는 오른 평가액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했습니다. 상가 앞에서 고지서를 받아 든 서연 씨는 중개사 김 대표에게 “그때 세금이 없다 했는데, 처분을 무효로 할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세무서의 안내와 뒤늦은 과세가 있었다면 상속세 부과처분을 당연무효로 볼 수 있을까요?
국세기본법은 납세자뿐 아니라 세무공무원도 직무를 수행할 때 신의에 따라 성실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한편 상속세법은 상속세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상속세 부과 당시의 가액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신고를 하지 않아 평가 기준일이 확정되지 않은 사이 상속재산 평가액이 크게 올랐다면, 세무서가 높은 평가액을 적용한 것만으로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신고를 미룬 사람은 시간이 흐르며 평가액이 오를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설령 세무서가 앞으로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공적 태도를 보였다가 이를 뒤집어 신의칙 위반이 문제 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처분이 곧바로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무효를 주장하기보다는 신의칙 위반 등을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세무서의 안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상속세 부과처분이 자동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참고: 국세기본법 제15조, 상속세법 제9조 제2항, 부산고등법원 1990. 7. 25. 선고 89구2110 판결, 대법원 1991. 1. 29. 선고 90누7449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