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다세대주택 2층에 사는 박 씨는 천장에서 물이 새자 임대인 최 씨에게 수리를 요청했습니다. 최 씨는 옥상 방수공사를 업체에 맡겼고, 공사 중 작업자가 토치로 방수재를 붙이다 부주의로 불을 냈습니다. 불길은 건물 안으로 번져 주택이 크게 훼손됐고, 박 씨는 살림살이와 거처를 잃었습니다.
공사를 맡은 업체가 독립된 사업자여도, 임대인 최 씨가 박 씨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까요?
민법 제391조에 따르면 채무자가 다른 사람을 통해 의무를 이행할 때 그 사람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로 봅니다. 대법원은 채무자의 의사에 따라 채무 이행에 필요한 활동을 한 사람이라면 이행보조자에 해당할 수 있고, 반드시 지시·감독을 받거나 종속적인 관계일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하려고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면, 업체가 독립된 사업자라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공사업체의 과실로 화재가 발생했다면 그 과실은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취급되어 임차인에 대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책임 범위와 손해액은 화재 경위와 실제 손해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선을 맡긴 업체의 과실도 임대인의 책임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391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다4433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