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신축 오피스텔을 산 김하늘 씨는 입주 두 달 만에 천장 누수를 발견해 시행사 대표 이도윤 씨에게 수리를 요구했습니다. 해결되지 않자 하늘 씨는 계약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이 대표의 은행 예금채권을 가압류했지만, 소송 중 청구원인을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바꿔 같은 누수 피해에 대한 승소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제 하늘 씨는 그 판결로 기존 가압류를 본압류로 옮겨 예금을 집행하려 하고, 이 대표는 *“처음 내세운 권리가 다르다”*며 맞섭니다.
청구의 법적 근거를 바꿔 승소한 경우에도 처음 받은 가압류로 예금을 집행할 수 있을까요?
가압류의 피보전권리와 본안소송에서 판단받은 권리가 법적으로 똑같은 이름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권리가 같은 사건의 사실관계에서 비롯됐다면, 청구원인을 바꾼 뒤 받은 판결에도 기존 가압류의 효력이 미칠 수 있습니다. 하늘 씨의 경우 계약책임이든 불법행위책임이든 같은 누수 피해를 바탕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라면, 승소판결을 근거로 가압류를 본압류로 옮기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가압류가 다른 권리까지 두루 지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위자료를 보전하려고 한 가압류는 위자료를 전액 변제받은 뒤 재산분할금까지 보전하는 데 쓸 수 없습니다. 또 금전으로 받을 배상청구권을 보전하는 가압류로, 재산 자체를 돌려달라는 비금전청구권까지 보전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권리는 사안에 맞는 가처분으로 집행을 보전해야 합니다.
가압류의 효력은 청구의 이름보다 권리의 바탕과 성격을 따져 정해집니다.
참고: 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1223 판결; 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므1259 판결; 대법원 2013. 4. 26. 자 2009마1932 결정; 민사집행법 제30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