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작은 식자재 가게를 운영하던 윤서진 씨는 파산·면책을 신청하면서 예전 거래처 대표 박도현 씨에게 빌린 2,400만 원을 채권자목록에 빠뜨렸습니다. 윤 씨는 신청 뒤에도 박 씨에게 이자를 1년 넘게 보냈지만,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채권이 목록에 들어간 줄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면책결정이 확정된 뒤 박 씨가 변제를 요구하자 윤 씨는 그 채무도 면책됐는지, 다시 파산을 신청하면 해결될지 고민했습니다.
채무를 알고 있었지만 실수로 채권자목록에서 빠뜨린 경우에도 면책될 수 있고, 같은 채무를 두고 다시 파산·면책을 신청할 수 있을까요?
채권자목록에서 빠진 채권이 모두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자가 면책결정 전에 그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채무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면 몰랐던 데 과실이 있더라도 이 조항의 비면책채권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채무를 알고 있었는데도 실수로 목록에 적지 않았다면, 고의로 숨길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면책되지 않는 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누락된 채권자에게 면책절차에서 의견을 내거나 면책불허가 사유를 살펴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윤 씨처럼 채무를 알고 있었고 이자까지 계속 지급했다면, 누락된 채권은 면책되지 않는다고 볼 가능성이 큽니다.
다시 파산을 신청하는 문제도 쉽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면책을 받기 위해 동일한 파산원인으로 다시 파산을 신청하는 이른바 ‘재도의 파산’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미 면책결정이 확정된 뒤 누락된 채권을 면책받으려고 같은 사정으로 다시 신청하는 경우에도 법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채무를 알고 있었는지가 누락 채권의 면책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고, 같은 사유로 다시 신청하는 것도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참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제7호;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9083 판결; 대법원 2006. 12. 21.자 2006마877 결정; 대법원 2009. 11. 6.자 2009마1583 결정; 대법원 2011. 8. 16.자 2011마1071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