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산동의 다세대주택을 보러 다니던 임차인 윤 씨는 임대인 강 씨와 보증금 1억 8천만 원짜리 임대차계약을 맺고, 계약금 500만 원은 다음 날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더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은 윤 씨가 계약을 없던 일로 하겠다며 계약금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강 씨는 아직 계약금도 받지 못했다며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계약금을 아직 건네지 않고 지급 날짜만 정한 경우에도,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565조에 따른 해약금 해제는 계약금이 실제로 교부된 경우에 문제 됩니다. 계약금 전부를 나중에 주기로 약속만 했다면, 그 약속만으로는 계약금계약이 성립하지 않아 계약금을 포기하는 방식의 임의해제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윤 씨가 계약금을 보내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계약을 끝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임대인 강 씨는 약정한 계약금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지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계약금 약정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금 약정이 없었다면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본계약 해제도 가능할 수 있고, 손해가 발생했다면 실제 손해를 따져 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계약금이 실제로 오간 것처럼 처리하고 현금보관증까지 작성한 특수한 사례에서는 계약금 해약금의 효력이 인정된 판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경우와는 다르므로, 서류 형식만으로 계약금이 교부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참고: 민법 제565조, 대법원 1999. 10. 26. 선고 99다48160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73611 판결
계약금 지급 약속과 계약금의 실제 교부는 법적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