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시 들녘마을에서 농지를 가진 윤 씨는 법에서 정한 예외 사정이 없는데도 중개사 강 대표를 통해 서 씨에게 밭을 1년간 빌려줬습니다. 한 철 경작이 끝난 뒤 윤 씨는 임대차계약이 무효라며 서 씨에게 밭을 사용한 데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서 씨는 계약서가 있는데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난감해했습니다.
농지 임대가 법으로 금지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농지를 점유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헌법은 농지가 경작에 이용되도록 하는 ‘경자유전’의 원칙을 밝히고, 농지 임대차는 법률이 정한 경우에 인정된다고 규정합니다. 구 농지법도 예외 사유가 없으면 농지 임대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임대인을 처벌하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금지가 농지를 농민의 경작에 이용하고 투기 목적의 취득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형사처벌만으로는 부족하고, 금지 규정을 어긴 임대차계약 자체도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이 무효라면 임차인은 그 계약을 근거로 농지를 점유할 권리가 없으므로, 임대인은 임대차기간 중 권원 없는 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손해배상 여부와 범위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외 사유 없는 농지 임대차는 무효가 될 수 있고, 점유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합니다.
참고: 헌법 제121조 제1항·제2항,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3조 제1항·제2항, 제23조, 제60조 제2호,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