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외곽에서 토지를 알아보던 한 씨는 서 씨와 4,200만 원에 매매계약을 맺고, 그날 대금 전액을 지급했습니다. 계약 당시 인근 아파트 사업계획이 확정돼 두 사람은 개발 기대를 반영해 가격을 정했지만, 한 씨는 토지의 실제 소유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몇 달 뒤 진정한 소유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확정됐고, 한 씨가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하게 됐을 때는 토지가 아파트 부지로 조성되는 중이어서 시세도 계약 당시보다 크게 올라 있었습니다.
계약 때 정한 매매대금이 손해배상액의 한도일까요, 아니면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하게 된 시점의 토지 가치를 기준으로 청구할 수 있을까요?
매매 목적이 된 권리가 제3자에게 속하면 매도인은 그 권리를 취득해 매수인에게 넘겨야 합니다. 이를 이행할 수 없다면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계약 당시 권리가 매도인에게 없다는 점을 몰랐다면 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일반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어야 하므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은 계약서에 적힌 매매대금에 자동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소유권 취득이 불가능해진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계약이 이행됐을 때 얻었을 경제적 이익을 따져 산정합니다. 이때 계약 당시 예정된 토지의 이용·개발 계획과 이행불능 당시의 조성 상태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을 개발 기대를 반영해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손해액이 그 계약대금에 묶이는 것은 아닙니다.
매수인이 권리 귀속을 몰랐다면, 손해액은 이행불능 당시의 가치로 산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민법 제570조, 대법원 1970. 12. 29. 선고 70다2449, 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2다 3355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