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솔시의 무인 보관창고 ‘달빛창고’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매년 이용료를 내면 퇴실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계약이 이어지는 조건으로 윤 씨에게 보관공간을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이용자가 줄고 보안·전기 비용이 늘자 한 사장은 적자가 쌓였다며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이미 연회비를 낸 윤 씨는 창고 입구에서 통보서를 받아 든 채 중개사 김 대표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운영자의 적자나 비용 증가를 이유로 계약을 끝낼 수 있다는 조항이 없었습니다.
운영 적자와 비용 상승만으로 계속되는 이용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을까요?
계약을 맺을 때 바탕이 된 사정이 크게 달라졌고, 그 변화를 당사자가 미리 예상하기 어려웠으며,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면 한쪽에 현저한 불균형이 생기거나 계약 목적을 이루기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던 경제 여건의 변동이라면 원칙적으로 계약을 지켜야 합니다.
이 사안처럼 이용자가 줄고 운영비가 늘어 적자가 났다는 사정은 통상 사업자가 계약 당시 고려할 수 있는 경영상 위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사정만으로는 예견할 수 없었던 중대한 변화라고 보기 어려워, 운영자의 일방적인 해지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적자 운영만으로 계속계약을 임의로 끝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4다31302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136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