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외곽에서 작은 창고 부지를 찾던 박 씨는 최 씨가 보유한 넓은 땅의 일부를 사들였지만, 매입한 땅은 최 씨의 나머지 토지에 둘러싸여 공도로 바로 나갈 길이 없었습니다. 최 씨가 통로를 내줄 수 없다고 하자 박 씨는 몇 달 동안 이웃 정 씨의 과수원 가장자리를 사용료를 내고 오갔고, 이제는 최 씨 땅을 통하는 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옆 토지에 사용료를 내고 다녀온 기간이 있어도, 원래 땅을 나눈 최 씨에게 무상 통행로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민법 제220조는 토지를 나누거나 일부를 양도한 뒤 공도로 나갈 수 없는 땅이 생기면, 그 땅의 소유자가 직접 나누거나 양도한 상대방의 토지를 보상 없이 통행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판례는 한 필지를 나눈 경우뿐 아니라, 하나로 이용되던 동일인 소유의 여러 필지 중 일부를 양도한 경우에도 이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땅을 나눈 사람이 통행을 거부해 부득이하게 다른 이웃에게 사용료를 내고 통로를 이용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무상 통행권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권리는 원칙적으로 토지를 직접 나누거나 양도한 당사자 사이에 인정되며, 그 토지를 나중에 산 특정승계인에게까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통로의 위치와 폭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통행에 필요한 정도이면서 주위 토지에 주는 손해가 가장 적은 장소와 방법을 고려해야 하고, 통상적인 일상생활에 필요한 폭이 기준이 됩니다. 장래에 어떻게 이용할지까지 미리 고려해 더 넓은 길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박 씨가 최 씨로부터 직접 땅을 양도받은 경우라면 무상 통행을 주장할 수 있지만, 통로의 위치와 폭은 필요한 범위 안에서 조정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220조; 대법원 2005. 3. 10. 선고 2004다65589, 65596 판결; 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45869, 45876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9다38247, 38254 판결;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2다9202 판결; 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다33433, 3344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