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서 냉동식품 창고를 운영하는 한 씨는 설비업자 서 씨에게 1,800만 원을 빌리며 냉동기와 포장기 등 창고 기계 네 대를 양도담보로 제공했습니다. 두 사람은 한 씨가 기계를 계속 사용하기로 하고, 갚지 못하면 강제집행을 받아들이겠다는 공정증서도 작성했지만 변제기가 지나도록 돈은 갚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씨의 다른 채권자가 창고에 와서 기계에 압류표를 붙이자, 서 씨는 공정증서를 들고 담보 기계를 경매에 넘기려 합니다.
다른 채권자가 먼저 기계를 압류했더라도 서 씨가 경매대금에서 우선 변제받을 수 있을까요?
동산을 양도담보로 넘기면서 채무자가 계속 점유하는 방식으로 인도했다면, 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에서는 채무자가 소유권을 보유하더라도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담보권자가 기계의 소유자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담보권자는 정산이 끝나기 전이라도 제3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담보 기계의 점유를 잃었다는 사정만으로 양도담보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양도담보권을 실행해 기계를 매각하면, 매각비용을 뺀 대금은 담보권자의 채권 변제에 먼저 충당됩니다. 담보를 설정한 사람의 다른 채권자는 그 절차에서 담보권자와 나란히 배당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공정증서에 기초해 강제경매를 하는 경우에도, 그 경매는 실질적으로 양도담보권을 실행하기 위한 환가절차로 보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 사례처럼 점유개정에 의한 양도담보와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가 확인된다면, 다른 채권자의 압류만으로 담보권자의 우선 변제권이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선 충당되는 금액은 매각비용을 공제한 뒤 담보 채권을 변제하는 범위에서 따져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6도4263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다65066 판결, 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4다37430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