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윤서 씨는 책상 서랍에 둔 인감증명서를 직장동료 강 씨가 가져가, 서민수 씨의 대여금 700만 원에 관한 공정증서에 윤서 씨를 채무자로 올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서 씨는 공정증서를 근거로 윤서 씨의 임금채권에 압류·전부명령을 신청했고, 결정문은 회사에 송달돼 확정됐습니다. 윤서 씨는 “내가 빌린 돈도, 공증을 맡긴 일도 없다”며 집행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공정증서가 무효라면, 임금 전부명령이 확정된 뒤에도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을 막을 수 있을까요?
공정증서에 집행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표시는 공증인 등에 대한 소송행위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서류를 이용해 본인 명의로 공증을 받았더라도, 민법상 표현대리 규정을 적용해 공정증서의 효력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윤서 씨는 무권대리로 작성된 공정증서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정증서에 따른 집행채권 전액에 대해 임금채권 압류·전부명령이 제3채무자인 회사에 송달되고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집행은 전체적으로 종료됩니다. 이 경우 공정증서가 처음부터 무효였다는 사정만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내더라도, 이미 끝난 집행을 막을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압류가 경합했거나 전부된 임금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등 별도의 사정이 있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정증서가 무효라는 주장과, 지금 청구이의의 소로 집행을 막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전부명령에 따른 집행이 이미 종료된 경우라면, 윤서 씨는 서 씨에게 전부채권 취득이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해 반환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전부명령이 확정돼 집행이 끝났다면, 청구이의의 소보다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실질적인 구제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대법원 1994. 2. 22. 선고 93다42047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89. 12. 12. 선고 87다카3125 판결, (판례 인용 제외 — 원문에 없음), 대법원 1998. 8. 31.자 98마1535, 1536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