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보증금 2,200만 원으로 살던 임차인 서윤아 씨는 등기부상 ‘3층 1호’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쳤지만, 집행관은 실제 관리호수인 ‘301호’만 확인하고 세입자가 없다고 조사했습니다. 경매가 진행 중인 줄 몰랐던 서 씨는 배당요구종기 하루 전에 이사하며 전출신고를 했고, 어머니가 이틀 뒤 새로 전입했습니다. 경매가 끝난 뒤 보증금을 우선변제받지 못한 서 씨는 현황조사 누락 때문에 경매 통지를 받지 못했다며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집행관이 임차인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아 경매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 임차인은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현황조사는 매수 희망자에게 부동산의 실제 상태와 권리관계를 알리는 절차입니다. 하지만 임차인이 경매법원에 자신의 권리를 직접 신고하지 않았다면, 집행관의 조사 결과에 임차인으로 기재됐는지와 관계없이 법률상 이해관계인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임차인에게 경매 진행을 알리는 통지도 법률상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절차 안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조사 과정에 잘못이 있어 임차인이 통지를 못 받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집행관의 잘못이 임차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거나 손해와 잘못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차인이 권리신고 등 법령상 조치를 스스로 하지 않은 경우라면, 통지를 못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현황조사 누락이 곧 임차인의 권리신고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참고: 2008다43976판결, 민사집행법 제90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