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한 빌라에 사는 서민규 씨는 한소라 씨에게 빌린 420만 원을 갚지 않았고, 한 씨는 소액재판에서 승소했습니다. 서 씨 명의의 다른 재산을 찾지 못한 한 씨는 서 씨가 오유진 씨와 4년째 함께 살며 공동으로 사용해 온 가재도구에 집행을 신청하려 합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생활비와 집안살림을 함께 부담해 왔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동거인이 함께 쓰는 가재도구도 압류할 수 있을까요?
가정에서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물건은 누가 소유자인지 외관만으로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법은 배우자의 단독 소유임이 분명한 물건이 아니라면 압류와 매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배우자에게는 매각기일의 우선매수권과 매각대금 중 자기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요구할 권리를 둡니다.
이 규정은 혼인신고가 없더라도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갖춘 사실혼 관계라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 씨가 서 씨와 함께 살림을 꾸려 온 사실혼 배우자라면, 서 씨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가재도구에 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 씨의 단독 소유임이 분명한 물건은 달리 볼 수 있고, 매각대금 전부가 한 씨에게 돌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한 씨가 받을 수 있는 범위는 서 씨의 지분에 한정됩니다.
사실혼 관계의 실체가 인정되면 공동 사용 가재도구에 집행할 수 있지만, 채권자는 채무자의 지분만큼 변제받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190조, 민사집행법 제206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21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21조 제3항,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다3427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