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가상 신축 상가 ‘해온타워’를 지은 시행사 대표 한도윤은 공사대금 4억 원을 담보하려고 시공사 대표 오세진에게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줬습니다. 두 사람은 점포 분양대금이 완납되면 해당 점포 지분의 근저당을 말소하기로 약속했지만, 오 대표가 근저당권을 채권관리업체 대표 윤태식에게 넘긴 뒤 분양계약자 강민서 씨가 잔금을 모두 냈습니다. 강 씨가 윤 대표에게 말소를 요구하자, 윤 대표는 약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분양대금을 완납한 강 씨는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윤 씨에게도 말소를 요구할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런 말소 약정이 근저당권 자체에 붙는 제한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약정은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람과 처음 근저당권자 사이에 생기는 채권적 의무일 뿐, 등기에 드러난 근저당권의 내용이 약정만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근저당권을 넘겨받은 사람도 그 약정상 의무를 당연히 인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 씨는 근저당권 양수인 윤 씨에게 약정만을 근거로 말소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분양대금 완납 약정만으로 근저당권 양수인에게 말소 의무가 넘어가지는 않습니다.
참고: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4901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