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6층 근린생활시설 공사를 맡은 시공사 대표 이도윤은 골조와 외벽 공사를 마치고 내부 마감과 승강기 설치를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계약서에는 공정별 검사와 기성금 지급 약정이 있었고, 이 씨는 공사가 약 78% 진행됐다고 봤습니다. 건축주 한서연은 지연과 시공상 흠결을 이유로 이행을 재촉하는 기간을 따로 주지 않은 채 계약 해제를 통보했고, 이미 만들어진 건물 부분의 대금과 하자 보수 문제도 함께 불거졌습니다.
공사가 78% 진행된 상태에서 곧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시공사는 이미 한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
공사 진행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계약 해제 가능 여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정된 마지막 공정까지 끝났는지, 주요 구조가 약정대로 시공됐는지를 계약 내용과 공사 상황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마지막 공정이 남아 있다면 미완성일 수 있고, 예정 공정은 마쳤지만 보수가 필요한 흠결만 있다면 완성된 공사에 하자가 있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공사가 완성됐다면 건물의 하자를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미완성 공사에서 시공사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해제하려면, 원칙적으로 건축주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여야 합니다. 다만 시공사가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한 경우 등은 달리 볼 수 있습니다. 일부 공사만으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계약 전체의 해제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공정별 검사와 대금 지급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공정의 종료와 검사 뒤 발견된 시공상 흠결을 하자로 볼 수 있습니다.
해제 당시 공사가 상당히 진행됐고, 이를 되돌리는 데 큰 사회·경제적 손실이 생기며 완성된 부분이 건축주에게 이익이 된다면, 계약은 남은 공사 부분에 대해서만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때 시공사는 현재 상태의 건물을 인도하고, 건축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미완성 건물에 대한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기성금은 단순히 현장에 적힌 공정률만으로 계산하지 않고, 완성 부분에 실제 든 공사비와 미시공 부분을 마치는 데 들 공사비를 기준으로 기성고 비율을 산정해 약정 공사비에 적용합니다. 설계나 사양이 바뀌어 공사대금도 변경하기로 했다면 변경된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하자가 있으면 건축주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수를 요구하거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자만을 이유로 보수 청구나 손해배상 청구 없이 공사대금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보수금 지급청구권과 하자 손해배상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동시이행 관계이며, 구체적인 미지급액과 하자 규모 등 사정에 따라 맞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제의 적법성, 기성금, 하자 문제는 각각 나누어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민법 제668조; 민법 제667조 제1항, 제2항; 민법 제667조 제3항, 제536조; 대법원 1995. 8. 22. 선고 95다1521 판결; 대법원 1994. 4. 12. 선고 93다45480, 45497 판결;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다23150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39511 판결;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42630 판결; 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대법원 1968. 6. 18. 선고 68다456 판결;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0다4099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