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외곽에서 작은 작업장을 지을 땅을 찾던 임차인 한서윤 씨는 중개사 김 대표를 통해 토지 소유자 오민석 씨의 동료 장태호 씨를 만났습니다. 장 씨는 소유자에게 맡아 관리하는 땅이라며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80만 원에 임대하겠다고 했고, 서윤 씨는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소유자의 위임장이나 임대 동의서는 확인되지 않은 채 서윤 씨는 자재를 들여놓을 준비를 했습니다. 얼마 뒤 오 씨가 현장을 찾아와 땅을 비워 달라고 요구하자, 서윤 씨는 계약을 했는데도 바로 반환해야 하는지 난감해졌습니다.
소유자가 아닌 사람과 맺은 토지 임대차계약은 유효하고, 소유자가 반환을 요구하면 임차인은 땅을 돌려줘야 할까요?
임대인이 토지 소유자가 아니거나 임대 권한이 없더라도 임대차계약 자체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토지를 사용·수익하도록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동안 임차인은 차임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진정한 소유자가 반환이나 사용료 지급을 요구해 임차인이 토지를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임대인의 의무는 이행할 수 없게 되고 임대차는 종료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윤 씨는 소유자 오 씨의 반환 요구에 따라 토지를 돌려줘야 합니다. 계약이 유효하다는 것과 소유자에게 대항해 계속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참고: 대법원 1996. 9. 6. 선고 94다5464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