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봄, 가상의 경남 산청군 솔내리 임야를 팔려는 최 씨는 현장 확인 중 나무 사이에 있는 봉분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박 씨는 조부가 1998년에 묘를 쓴 뒤 가족이 계속 돌봐 왔다고 설명했고, 매수 희망자 이 씨는 땅을 사면 묘를 옮겨야 하는지 걱정했습니다. 중개사 김 대표는 묘가 언제, 어떤 경위로 설치됐는지부터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토지 소유자의 허락 없이 오래전에 설치한 묘도 분묘기지권이 인정되고, 묘가 있는 동안 계속 존속할 수 있을까요?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돌보고 제사를 지내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다른 사람의 땅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봉분처럼 밖에서 분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는 형태가 있어야 하며, 판례는 이 권리를 등기 없이 취득할 수 있는 관습법상 권리로 봅니다.
토지 소유자의 허락 없이 묘를 설치했더라도 20년 동안 평온하고 공개적으로 점유했다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설치 경위와 관리 기간 등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존속기간은 일반적인 지상권 기간 규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 약정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고, 그런 사정이 없다면 분묘를 돌보고 봉사하며 묘가 존속하는 동안 유지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유골이 남아 있고 묘를 다시 만들 수 있는 일시적 멸실이라면 권리가 바로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 등에 관한 권리 주장을 제한하고, 공설·사설묘지의 분묘 설치기간과 연장 기준도 두고 있습니다. 원문에 따르면 이 규정들은 2001년 1월 13일 이후 설치된 분묘부터 적용됩니다. 따라서 1998년에 설치된 이 사례의 묘에는 그 기간 제한을 곧바로 적용하기 어렵지만, 실제 권리 성립 여부는 설치 시점과 점유 사실, 별도 약정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묘가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자동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설치 시점과 점유 요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참고: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7912 판결;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다140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1092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다44114 판결;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1항, 제3항;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장사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6158호) 부칙 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