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포장기계를 수입하는 한도윤 대표는 미국 부품업체와의 거래 분쟁 뒤, 업체가 미국 법원에서 받아낸 8만 달러 지급판결을 받았습니다. 판결은 한 대표가 계약 때 미리 작성한 채무 승인 서류를 토대로 내려졌고, 양쪽이 법정에서 서로의 주장을 심리받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업체는 한 대표의 인천 창고에 있는 기계까지 집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받은 지급판결만으로 한국의 창고 재산을 바로 강제집행할 수 있을까요?
외국 법원의 판결이라고 해서 한국에서 곧바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한국 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외국에서 다시 처음부터 소송을 하도록 하는 대신, 외국 재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강제집행을 허용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판결의 이름이 무엇인지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권 있는 외국 사법기관이 사법상 분쟁을 다루고, 당사자들이 서로 심리받을 기회가 보장된 절차에서 최종적으로 내린 재판인지, 또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처럼 강제집행에 적합한 내용인지가 중요합니다. 미리 서명한 승인 서류만으로 상대방의 심문 기회 없이 내려진 판결이라면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주 구법상 이른바 승인판결은 외국법원의 판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가 소개돼 있습니다.
미국 판결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한국 재산을 곧바로 압류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주 구 민사소송법(2002.9.22.개정되어 2003.1.1.효력발생되기 전의 것)제1132조 내지 제113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