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오래된 근린상가를 보러 간 매수 희망자는 중개사 김 대표와 등기부를 살펴보다가, 고인이던 전 소유자에게서 장씨 앞으로 넘어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소송이 제기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여금 6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 윤씨는 채무자인 상속인 서씨의 권리를 대신 행사해 소송을 냈지만, 소장에는 피대위자인 채무자를 ‘고인의 상속인들’이라고 묶어 표시하거나 그중 서씨만 특정했습니다. 등기명의인 장씨가 당사자 특정이 부족하다고 다투자, 매수 희망자는 김 대표에게 이런 표시만으로 소송이 무효가 되는지 물었습니다.
피대위자인 채무자들의 인적 사항을 모두 상세히 적지 않으면 채권자대위소송은 부적법할까요?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무자가 누구인지 특정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채권자에게 지켜야 할 채권이 있는지, 대신 행사하는 권리가 있는지 판단하고, 판결의 효력과 강제집행이 미칠 범위 및 채무자가 별도로 소송을 냈을 때 중복소송인지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채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적 사항을 일반 소송처럼 상세히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의 성격, 채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정도,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사정 등을 두루 살펴 위 목적을 달성할 만큼 특정됐는지 개별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상속인들이라고 묶어 표시하거나 그중 한 사람만 특정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채무자 특정은 일률적인 기재 방식이 아니라, 사건의 사정과 소송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참고: 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다4098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