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윤서진 씨는 액면 150만 원의 당좌수표를 잃어버려 분실 신고를 했습니다. 공방에 자재를 납품한 최민호 씨는 대금으로 받은 그 수표를 은행에 제시했지만 지급이 거절되자 윤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해결을 요구했습니다. 윤 씨는 최 씨의 연락을 받은 뒤 공시최고를 신청해 제권판결을 받았습니다.
수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여러 차례 연락을 받고도 제권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에 불복할 수 있을까요?
민사소송법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경우 신청인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 불복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표 소지인을 알고도 모르는 것처럼 법원을 속여 판결을 받았다면 불복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인이 수표를 갖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된 뒤라면 공시최고 대신 그 사람에게 수표 반환을 청구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판례는 비공식적인 경로로 소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부정한 방법으로 제권판결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소지인을 실제로 알고 있었거나, 이미 별도 절차에서 청구를 받고도 그 사실을 숨긴 경우라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윤 씨의 경우에도 최 씨의 전화만으로는 불복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지만, 최 씨가 실제 소지인임을 알고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이 중요합니다.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과 소지인을 실제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합니다.
참고: 민사소송법 제490조 제2항 제7호;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16985 판결; 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23900 판결